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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10일
![]() 동행의 개인 운전사 노릇을 한 꼴이지만 그가 점심으로 사준 소양강 근처의 막국수에서 탄성을 지르며 춘천의 하루를 만족해했다. 70년을 산다고 70년 모두를 만족하며 사는 게 아니다. 하루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좋은 일이 생겨야 하루가 뿌듯한 것도 아니다. 70년의 몇 년, 하루의 단 몇 분이 행복하면 우리 삶은 그것으로 족하다 믿는다. 나와 맞지 않는 것인지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형식의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곤함과 그것을 상쇄시키는 절미의 음식 외엔 인상적이기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동행은 나중에 꼭 춘천에서 살고 싶다는 ‘춘천 매니아’ 급이었지만 나에게 춘천은 아직도 그리고 여전히 김현철의 노래 속에서만 ‘낭만’이 존재하는 호반의 도시가 된다. 많은 것들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살려고 한다. 하나의 작은 추억을 쌓아가는 것 일뿐.(사진은 춘천 MBC에서 바라 본 공지천)
2010년 02월 04일
같이 작업을 했던 조감독의 여동생은 치과의사이다. 이 공포스러운 여의사는 이를 닦을 때 치약을 쓰지 않는다. 그냥 물로 적신 칫솔로 이를 닦는다고 한다. 그래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래서 치과의사의 오빠인 나랑 같이 작업했던 조감독 또한 물에 적신 칫솔로 이를 닦는다. 그 녀석도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나는 그냥 어디 여행이나 촬영갈 때 치약을 안 챙겨도 되니 편하겠다고 대꾸했다.
사회 활동가이자 아마추어 밴드 마스터인 후배의 직업은 모여대 앞 미용실 원장이다. 이 후배는 레게머리를 하고 다니는데 한달에 한번, 혹은 두 달에 한번 머리를 감는다고 했다. 그래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레게머리는 원래 그러는 거냐고 물었더니 사람의 머리카락은 길들이기 나름이라고 한다. 하루에 한번씩 머리를 감다보면 그 머리카락은 정확히 하루가 지나면 기름기가 생기고, 일주일에 한번씩 머리를 감다보면 정확히 일주일이 지나서 기름기가 생긴다고 한다. 6개월 동안 머리를 안 감아 본적도 있다고 했다. 귀찮게 아침마다 머리를 감아도 되지 않으니 편하겠다고 대꾸했다. 몇 년 전 첫 작품이 망하고 나서 두 번째 작품을 준비하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한 어느 영화감독님과 친분이 있다. 첫 작품을 망친 영화감독님은 남의 영화를 보지 않는다. 자신이 만들었던 첫 작품도 현상실에서 간이 스크린으로 한번 보고 안 봤단다. 영화보기를 싫어하시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닌데 남의 영화 보다보면 자신의 영화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일부러 피하다보니 이젠 아예 영화를 안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영화를 만드는 자들은 보는 것도 일인데 자신은 그 짓을 안 해도 되니 일이 줄어 편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대꾸할 말이 없어서 진심으로 준비하시는 영화 잘되길 빈다고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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