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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 28일
얀 카다르 : 영화를 감독하려면 우수한 조감독을 찾아내야 한다. 사려 깊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야 한다. 예스맨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그들은 최악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 헨리 하사웨이가 한 가지 말해준 것이 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언제나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충고인즉슨 이렇다. “당신이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를 때라도 아는 척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오 매커리 :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른 채 일단 촬영소로 가는 차를 탄다. 촬영소가 가까워짐에 따라 정신적 압박이 증대되고 촬영소의 문에 이를 쯤에는 바로 무엇이든 명령을 하고 싶어져서 안달이 난다. 감독의 역할에 대한 대답들입니다. 무릎팍 도사였다면 식상하다 못해 쉰내가 난다며 막걸리 통으로 열대는 맞을만한 질문인 탓에 빗겨가며 너스레를 떠는 부분이 없지 않은 답입니다만, 농속에 뼈있다고 수많은 스텝과 배우들이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현장에서 감독이라는 지위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를 유추해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프로듀서 시각으로는 이 고독한 외로움의 얼마간은 감독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얀 카다르 감독의 말을 빌어서 제가 겪어본 십여 명의 한국 감독들을 이야기해보자면 실제로 우수한 조감독(스텝, 배우)을 찾기 위해 꽤나 노력을 하지만 정작 같이 작업을 할 때는 독불장군처럼 눈을 막고, 귀를 막아버리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기 때문이지요. 스필버그 감독처럼 헨리 하사웨이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일까요? 저의 작은 경험으로 미루어 생각해보자면 이러한 한국 감독들의 모순된 행동의 원인은 ‘대안(을 보는 안목)의 부재’ 입니다.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전체적으로는 커다란 컨셉과 부분적으로는 디테일한 그림들을 머릿속에 두고 작업을 하게 마련인데 귀 열고 눈 열어두면 주위 스텝들의 문제제기에 유일하다고 믿었던 자신의 머릿속 그림이 하나 둘씩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안 없는 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자존심 때문이라도 다 준비된 계획이 있다는 듯이 아는 척 해야 하고 이것이 촬영현장에서 반복이 되다보면 레오 매커리 감독의 말처럼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른 채 일단 촬영소로 가는 차를 타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영화는 산으로 가는 일만 남게 됩니다. (상업영화의) 감독은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그림만을 믿어서는 곤란합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원씬 원컷으로 찍은 사설교도소 복도에서의 장도리씬은 감독의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감독은 원래 100여 컷으로 쪼개진 콘티를 현장에 들고 왔지만 촬영감독이 아이디어를 내서 촬영시간도 줄이면서 명장면을 건져낼 수 있었습니다.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고 100여 컷을 쪼개면서 고생도 많이 했을 터인데 그것을 수용한 감독의 역량이 대단해 보이는 이야기입니다. "감독의 가오(?)"가 "감독의 능력"으로 잘못 치부되고 있는 촬영현장에서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자신은 열린 귀와 눈을 가진 스펀지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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