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고 보니 중학교 2학년 때 옆 반과 야구시합을 하다가 중간에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그 비를 다 맞으며 야구를 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 이후 며칠간의 몸살감기와 야구글러브에서 풍기는 썩은 내. 그리고 무서운 우라 엄마가 내린 형벌의 추억. 대학 시절 불리던 별명 중에 하나가 ‘물귀신’이었지만 그것은 술을 물같이 마신다고 해서 후배들이 지어 준 것이었고. 벌써부터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는 파스텔 톤의 보라색 우산을 같이 쓰고 가면서 내 왼쪽 어깨를 적신 일도 부끄럽게 떠오르는데 이건 빨리 지워버려야 할 몹쓸 기억. 내 방 창문 밖으로 보이는 비 오는 거리.(나의 늙은 디카는 내리는 비를 보여주지 않는 특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몹쓸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몹쓸 장면. 다시 비가 온다. 이젠 스토커처럼 징그럽다. 땀 흘리고 난 뒤 샤워를 해도 가시지 않는 이 구질구질한 감정의 분열도 싫고.




덧글
진짜 조만간 회포를 한번 풀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진이 꼭 오렌지가 가득한 상자를 보는 것 같아요. 따뜻하기도 하고 어쩐지 새콤한 느낌도 들고요. 뽀송한 햇빛이 필요한 시기인데 해가 영 나와주질 않네요.
특히나 밤풍경은 말할것도 없지요. 다 저렇게 번져버리니...ㅡ.ㅡ;;
2008/07/31 23:11 #
비공개 덧글입니다.이젠 비도 어쩌다 좋고, 대체로 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