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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6일
서양 사람들에 비해 동양 사람들, 특히 한국인들은 영웅(Hero)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고 거론하는 것 자체가 가끔 민망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지만 내 인생에 영웅에 가까운 이를 꼽으라 하면 프로야구 원년 타이거즈의 올드팬으로서 아마 이 사람을 주저 없이 꼽게 될 것 같다. 그가 세운 기록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성기시절 타이거즈 전력의 5할을 책임졌던 등번호 7번 이종범 선수는 타이거즈 팬뿐만 아니라 야구팬들에게 야구의 신세기를 보여준 선수였다. 그런 그가 이제 세월을 보태며 미래보장을 미끼로 던진 구단의 은퇴압력에 맞서 선수로서 어렵게 재계약을 맺었다. 어쩌면 이제 그만 모든 것을 편하게 놔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디 팬심이 그러한가. 선수로서 1년을, 혹은 그 다음해를 더 뛰겠다고 모험을 걸어준 슈퍼스타의 쉽지 않은 결정에 감사의 마음을 더한다.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밀려 대주자, 대수비로 가끔씩 운동장에 나타날 수도 있겠다. 이로 인해 그의 말년이 추할수도 있겠다. 그래도 ‘야구 천재’,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이제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나의 심장을 뛰게 할 것이며 그가 그라운드를 떠나는 순간까지 응원하며 박수를 보낼 것이다.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야구선수 중에서 최고의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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