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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09일
먼저 말하지만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특정한 어떤 것을 보게 되면 연상되어 떠올려지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나 같은 경우는 “카스 맥주”가 술자리에 놓이게 되면 가정학과를 졸업하고 수원에서 예쁜 딸의 엄마이자 인테리어 업종에서 커리어 우먼으로 일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 어느 친구가 생각나고,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동양화를 전공하고 골프를 취미로 두면서 디자인 업체 사장님으로 일본에 살고 있는 한 친구가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녹색 통에 담긴 “서울막걸리”를 보고 있자면 공항직원들이나 농부들의 골칫거리인 조류를 쫓는 일에 열심이다가 폭삭 망한, 여의사를 여자친구로 두고 있는 젊은 한 시절 형제처럼 지냈던 친구가 떠오르고, 최근의 일이지만 이젠 휠체어를 보면 그 오열하던 사진이 인상적이었던지 얼마전 수명을 다한 前 대통령이 연상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과거의 지인들을 떠올리게 하는 유무형의 것들에는 “시너(thinner)”, “영화 더티 댄싱”, “수원역전 분수”, "꽃게찜" 등 거론하자면 몇이 더 있다.
어느 시절, 어떤 순간 강렬한 울림을 주었던 과거의 특별한 에피소드들 때문이겠지만 그것은 성별 혹은 나이와는 상관없다. 아직도 두엇은 연락하고 지내는 인연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의 핸드폰에서 연락처가 지워졌거나 검색할 일이 없어진 사람들임에도 이름과 얼굴을 말소하지 못하고 떠올리는 이러한 짓거리는 (미련 또한 한 인간이 쉽게 고치지 못하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한다면) 그냥 의자에 앉아 다리를 떨거나 민망하거나 부끄러워지면 코를 만지는 것과 비슷하게 그저 과거를 끄집어내는 버릇 같은 것이다. 안주를 선택하는데 있어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던 어제의 술자리는 조개구이집이 1차였고, 2차로 간 술집은 육회가 유명하다는 곳이었다. 나에게는 “조개구이”와 “육회” 또한 위의 것처럼 무조건반사로 과거의 어느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인데 그것이 동일한 한 사람인지라 안주의 맛과 둘러앉은 사람들과 상관없이 “잘 지내고 있을까?”, “뭐하고 있을까?”, “나를 기억은 하고 있을까?”, “보고 싶은데 전화해 볼까?” 등등의 것들로 자리 내내 혼란스러웠다. 이런 표현외에는 생각이 안나니 약간의 소녀감성을 허락한다면 “하루만 지나도 눈물냄새는 얼마나 지독한지"를 새삼스럽게 알려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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