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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19일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남들이 대중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하면 애정을 놔버리는 습성이 있다. 예를 들어 남들은 잘 모르는 언더그라운드(요즘은 매체가 홍수여서 이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더라만) 가수를 혼자 알고 좋아라 하는데 그 가수가 공중파에서 인기를 얻고 뜨기 시작하면 그 좋아하는 마음을 던져버린다. 유리상자로 활동 중인 박승화의 어린 솔로시절이 그랬고 장기하는 (아쉽게도) 이제 들어도 발바닥 쩍쩍 달라붙는 곰팡이 향기의 장판 맛이 나질 않는다.
이와 비슷하게 MB정권에 대한 비판 글도 여기저기서 진지하게 혹은 난삽하게 그리고 또는 장난스럽게 넘쳐나니 (흥미를 잃었다기보다는) 홍수물속에 물 한잔 붓는 것 같아 그냥 글은 말고 현장이나 열심히 다닐 결심을 했던 터였다. 그런데 MB정권의 떡밥은 강렬하고 더욱이 끊임이 없어 유혹을 피하기 쉽지않다. 인터넷 사이트 몇 군데만 돌아다녀도 분노를 일으키는 떡밥의 레퍼토리는 무궁무진하다. 이명박과 그 하수인들은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 매일같이 새롭고 다양하기까지 하다. 오늘의 떡밥 중 (분노의 세기가 측정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다른 것들에 비해 다소 사나운 분노가 일었던 것은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다가올 일요일에 열릴 예정이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 행사가 불허방침에 이어 정치깡패들에 의해 원천봉쇄 되었다는 소식이다. 집회도 아니고 추모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또 막는다. 사람들만 모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 정권은 필시 군중포비아의 중증상태임은 분명해 보인다. 막으면 막을수록 더 모인다는 것을 이 사람들은 모른다. 모르면 알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
2009년 06월 18일
- 언젠가 그냥 저냥 10년을 채우는 동안 영화 밥 먹고 살아온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그 조차 못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으니까)는 말을 한 기억도 있지만 사실 그것의 반은 거짓이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나는 상당히 큰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누군가는 그 욕심에 그나마 밥 먹고 사는 것조차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해주기도 하지만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함부로 자리를 내주지 않아서 끊임없이 나를 밀어낸다. 정나미가 떨어져 내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욕 한마디 내뱉으며 스스로 도망을 칠라치면 슬그머니 다시 바지 끄트머리를 붙잡는 것이 또 영화다. 이를 반복하면서 10년을 지내왔다. 앞으로 몇 년을 이 바닥에서 더 지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 한국에서 출판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오래전에 읽은 <용의자 X의 헌신>은 참으로 놀랍고 재밌었지만 이후에 띄엄띄엄 읽은 몇 편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영화로 <백야행>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문자를 영상으로 변환시킬까 궁금해서 사다놓고 꽂아만 둔 소설 <백야행>을 얼마 전에 읽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제 좀 지겹다. 내가 그렇다는 것이지 그 작가가 3류 라는 얘기는 아니다. - 요즘은 기억 상실증에 비유하자면 생각 상실증에 걸린 사람처럼 생각을 안 하면서 산다. 여전히 어느 지역에서 제조되었는지 관심도 없는 소주와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위스키들을 이 땅에서 고갈시키고 있지만 그것은 언제나 해 오던 것이어서 자극엔 포함되지 않는다. 몇 년간을 하위권에서 맴돌던 기아 타이거즈가 세게임에 두게임은 이기면서 3위에 올라있는 야구 판도만이 나를 자극하고 있다. 그것 밖에 정을 두는 것이 없다보니 게임을 이겨도 더 잘하지 못하는 것에 화를 내고 있는 내가 보인다. 그저 즐기자는 공놀이 일뿐인데. 아무래도 애정을 쏟을 무언가를 두어 개 더 찾아봐야겠다. 워렌 버펫은 달걀을 나누어 담지 말라고 했다지만 나의 애정주식은 분산투자다. - 이명박은 참 나쁜 대통령이다. 미국에 가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쁘며, 단언컨대 그는 눈과 귀가 없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나쁠 것이다. “우리 국민은 독재자에게 한번도 임기를 보장해준 적이 없다.”라는 노회찬 대표의 말을 기억한다. 이를 위해 먼저는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기념행사 연설 중 한 부분이다. 그는 또 500만 명의 문상객중에서 10분지 1인 50만 명만 그렇게 나섰어도 노 전 대통령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규항은 “소박한 행동”이라는 글에서 “때로는 방관자처럼 결정적인 공범도 없다.” 라는 말로 이를 뒷받침한다. 성질만 내면서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는 것은 건강에도 수명에도 안좋다.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임기는 대통령 직을 제대로 수행하는 사람에게만 보장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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